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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정품당당/IT/SW 이야기 2009/09/24 19:39
20년 전만 하더라도 컴퓨터는 전문적 지식을 갖춘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기계였습니다. 하지만 2009년 현재 우리나라 인구 2명 중 1명은 PC를 보유하고 있으며 인구 10명 중 7명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죠. 이러한 과정에서 국산 컴퓨터 회사들의 눈부신 발전이 하드웨어에서의 약진이었다면, 1989년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 ‘아래아한글’의 탄생은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이었습니다. 1부 최빈국과 최첨단 IT의 숙명적 만남2부 소프트웨어 강국의 기반에 이어 3부를 이어 나가겠습니다.


춘추전국시대를 통일한 IBM PC


이처럼 비약적으로 발전한 우리나라 컴퓨터 산업의 역사는 1967년 수립된 과학기술진흥 5개년 계획에 그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이 계획에 따라 과학기술진흥법이 제정되었는데, 건국 이후 처음으로 컴퓨터에 대한 정책 의지를 담고 국가적 차원에서 최초로 관심을 표명한 것이죠.

한편 이 시기 처음으로 국산 컴퓨터가 선보였습니다. 1962년 8월 한양대 이만영 교수가 진공관을 연결해 아날로그 방식으로 최초의 전자계산기를 만든 것이죠. 1963년에는 1호기를 개조해 대형 전자계산기로 업그레이드를 하기도 했습니다. 단 상용화되지 않았기에, 최초의 국산 컴퓨터로 공식 인정되는 컴퓨터는 1970년 카이스트가 미국 CTE의 후원을 받아 개발한  세종 1호기로 남아 있습니다.

출처는 SPC 공식 홈페이지


최초의 개인용 PC는 1981년 삼보컴퓨터(전 삼보전자엔지니어링)에서 개발한 트라이젬 SE-8001입니다. 이후 82년 애플 호환 기종 트라이젬 20을 내놓으며 애플 호환 기종들을 이끌었으나 80년대 말 이후, 애플 호환기종들은 IBM 호환 PC에 서서히 힘을 잃었습니다.

국내에서 IBM 호환 PC가 도입되기 시작한 것은 1984년의 일입니다. 삼성전자가 ‘SPC-3000’을, 삼보는 ‘트라이젬88’을 내놓은 것이죠. 이어 인텔의 286과 386 프로세서를 사용한 PC가 차례로 출시됐습니다. 이렇게 춘추전국시대로 비유되는 1980년대가 IBM으로 통일되며 막을 내리고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 국내 PC 산업은 인텔의 펜티엄 프로세서를 장착한 IBM 호환 PC가 표준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소프트웨어의 혁명이나 군계일학, 아래아한글의 등장!

1980년대 후반부터 컴퓨터가 대중화되면서 한글의 필요성이 높아졌습니다. 소수 전문가 집단이 주도하는 컴퓨터 환경에서 한글은 철저히 아웃사이더였습니다. 미국에서 시작된 컴퓨터 산업의 특성상 모든 프로그램과 명령어는 영어였기 때문입니다. 개인용 프로그램들에 한글화 작업이 요구됐고 한글화가 안 된 소프트웨어는 현지화가 덜 된 제품이라 비난 받았죠. 하지만 한글은 2바이트 코드의 조합형 문자라는 특수성 때문에 IT에서는 구현하기 힘들어서 국내에 컴퓨터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외국계 기업에게는 진입 장벽이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1989년 4월 ‘아래아한글 1.0’이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올해로 20돌을 맞은 ‘아래아한글’은 리포트나 논문을 쓸 때 정말로 근사한 한글 문서 작성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다는 한 젊은 대학생의 결심에서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그 후 20년 동안 우리나라 소프트웨어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큰 업적으로 남았습니다.

그 주인공이 바로 현 드림위즈 사장인 이찬진씨인데요, 1988년 서울대 공대 기계공학과 4학년이던 이찬진 사장은 컴퓨터 연구회 동아리 후배였던 김형집, 우원식 씨와 함께 소프트웨어 개발에 들어갔습니다. 물론 당시에도 워드프로세서는 존재했습니다. 삼보컴퓨터의 ‘보석글’과 금성의 ‘하나워드’가 많이 쓰였었죠. 하지만 이들 프로그램은 외국 프로그램을 한글화한 일종의 번안곡이었습니다. 

당시 대학생 이찬진은 ‘아래아한글’이 탄생하자마자 본격적인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생산과 유통, 판매를 ‘러브리컴퓨터’에 맡기고 수익을 50:50으로 나누어 번 돈 5,000만원으로 한글과컴퓨터를 설립했습니다.

출처는 한글과컴퓨터 공식 홈페이지

1990년 설립된 한글과컴퓨터의 상승세는 거침 없었습니다. 1993년 매출 100억을 돌파했으며, 당시 워드프로세서 시장점유율은 90%를 넘나들었습니다. 창업 7년만인 1996년 주식시장에 장외 등록했을 때 주가가 10만원 대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또한 1994년 서울 정도 600년을 기념하는 타임캡슐에 들어갔으며 같은 해 예정됐던 남북 정상회담 선물 목록에도 포함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불법복제는 한글과컴퓨터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불법복제가 아니었다면 한글의 역사는 달라졌을 것입니다. ‘아래아한글’이 나왔을 때 모든 사람들이 정품을 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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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Vivan Bak 2009/09/25 02:5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불법복제 때문에도 많은 손실을 입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어느순간 소프트웨어가 발전이 별로 없어서 그다지 큰 수요를 내지 못한것도 한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순간에 워드프로세서의 가치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저냥 워드프로세서로 남아있더군요.

    마이크로소프트 워드를 단일툴로서 한글을 이용하여 문서를 만드는데 한컴의 한글워드가 앞서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오피스툴 전체를 보아서는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에 비해 별로 였던게 큰요인인데다, 마소의 파일포맷만도 못한 타 소프트웨어간의 문서 호환성을 통해 고립한것도 이런 현상을 부추겼습니다.

    아마 한글 97때가 가장 전성기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 당당~ 2009/09/25 10:08  address  modify / delete

      여기는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이기에, 쿨럭 -_-;;;
      말씀하신 많은 부분에 동감합니다. 특히 호환성 문제는 많은 아쉬움이 남네요. 그래도 한컴 오피스도 보급량은 낮지만 비교적 좋은 평가를 얻고 있고, 씽크프리도 상당히 기대되는지라 3차전이 기대되네요 ^^

  2. Mr.Dust 2009/09/26 07:1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래아한글의 발목을 잡은건 불법 복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불법 복제를 조장"한 면이 있으면 모를까요. 아래아한글이 잘나갔을 때, 한글과 컴퓨터가 정품 사용에 대한 홍보 등 공익 사업에 투자했다면 어땠을까요? 불법 복제가 문제가 아니라, 불법 복제를 당연하게 생각하도록 만든 장본인이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한글과 컴퓨터도 그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네요.

    여튼 윗분과는 조금 다르면서 같은 의견. 아래아한글은 97 이후 특별한 발전이 없었고, 이후에는 단일 프로그램으로서는 이미 워드프로세서를 뛰어넘어 완전히 다른 프로그램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워드프로세서의 개념이 형식(표)보다는 내용을 중시하는 쪽으로 넘어가자 거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무너진 것으로 생각합니다.

    윗분 말씀대로 워드프로세서의 가치를 뛰어넘어 오피스군을 성공시켰어야 했는데, 오피스군이 성공하지 못하자, 기능적으로 워드프로세서를 뛰어넘어 DTP 프로그램이 되어버린 아래아한글에만 집착하다 주저 앉았다고 해야할까요. 폐쇄 포맷과 힘(돈, 권력)으로 시장을 장악한 MS의 방식을 뒤따르긴 했으나, 국내를 벗어나지 못했고, 결국 국내 안에서 주저 않은 케이스죠.

    • 당당~ 2009/09/29 14:24  address  modify / delete

      아래아한글이 불법복제를 '조장'까지 했다고 보기는 뭐하겠죠. 사실 그 시절에는 정품이나 불법복제에 대한 감각 자체가 전혀 없던 정도였으니-_-; 공디스켓 돌려가며 copy 명령어를 두들긴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한글이 변화에 좀 늦은 점은 저도 아쉽습니다. 허나 어찌 보면 국산 소프트웨어가 한 때나마 시장을 장악했다는 사실 자체가, 세계적으로는 놀라운 일이기도 하고... 여하튼 한글과컴퓨터의 이후 행보는 상당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

  3. links of london charms 2010/07/08 17:4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춘추전국시대를 통일한 IBM PC?

  4. Information Technology Magazine 2011/02/08 08:1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어플이 많이 팔린다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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