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말 90% 이상이 불법복제 – ‘소프트웨어보호대책반’ 결성
1990년대 초반, 용산 전자상가 컴퓨터 매장에서는 컴퓨터를 사면 5~6가지의 SW를 설치해 주는 것이 관행이었습니다. 기본 메뉴가 운영체계인 MS DOS, 바이러스 퇴치 백신, 윈도우, 자료 관리용 소프트웨어인 로터스, 그리고 워드프로세서 한글 등으로 아주 푸짐했죠. 이 밖에도 불법 SW는 PC 통신이나 사설 통신망인 BBS를 통해 확산되는 추세였습니다.
당시 ‘한글’ 프로그램의 사용자는 100만 명으로 추정됐지만 정작 판매된 것은 4만 개 뿐이었습니다. 또 1992년 말 기준, 국내에 소개된 SW는 7,000여 종으로 이 가운데 상품성을 가지고 유통되는 것은 800종 가량이었는데 90% 이상이 불법복제를 통해 유통되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1992년 11월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는 국내 15개 소프트웨어 업체 대표와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소프트웨어 저작권 보호 대책반’을 결성했습니다. 대책반은 홍보 활동 및 세미나∙공문 발송, 고발센터 설립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불법복제를 근절시켜 나가기로 했죠. 1단계로 1992년 12월부터 1993년 초까지 홍보 활동을 전개, 사용자들의 인식 전환을 유도해 나가는 한편 1993년 7월부터 2단계 사업으로 법적 대응을 담당할 기구를 본격 가동했습니다. 소프트웨어 불법복제를 막기 위해, 기업들이 대대적 방지 활동을 전개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습니다.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가 이처럼 ‘불법복제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은 SW 불법복제가 업계의 존립 자체를 위협할 만큼 횡행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정부 차원에서는 SW 불법복제가 사회적으로 문제화되고 미국 등 선진국들의 산업재산권 보호 요청이 강력해짐에 따라 컴퓨터 프로그램보호법 및 저작권법 개정에 대한 검토가 필요했습니다.
1993년 들어 과학기술처는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이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 저작권 침해 행위에 대한 벌금액을 최고 3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하고 복제품 사용자도 처벌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개정안을 마련, 입법 예고했습니다.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발표 후 – SW 불법복제 첫 실형
이런 사회적 흐름 속에서 1987년 7월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이 발효된 이후 처음으로 컴퓨터 프로그램을 복제한 사람에게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1992년 10월 육군보통군사법원은 동서산업개발이 외국 회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 국내에 시판한 킹스 퀘스트, 인디아나 존스 등 컴퓨터 게임 프로그램을 무단 복제, 판매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모 씨(22∙수도방위사령부 소속 방위병) 에 대해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위반죄를 적용, 징역 8월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전씨는 입대 전 영맨소프트라는 소프트웨어 판매점을 차려놓고 동서산업개발의 컴퓨터 게임프로그램을 불법복제, 프로그램을 정품 가격의 5% 수준인 1개당 1,000~2,000원에 판매해 8,000여만 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로 구속 기소되었죠.
출처는 동서게임채널 공식 홈페이지
1993년 4월에는 포스데이타가 국내에서 제작된 컴퓨터 프로그램을 무단 복제, 판매해 온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았습니다. 검찰은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본사 사무실과 지점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불법복제된 프로그램 디스켓 20여 장과 하드웨어 10여 개를 증거물로 압수했습니다. 또한 현대 전자산업의 전산과장을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현대전자산업은 ‘한글 1.5’, ‘한글 2.0’ 프로그램을 무단 복제해 이를 회사 마케팅부 개인용 컴퓨터 53대에 입력, 사용해왔죠.
검찰이 대기업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집중 단속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당시 대학가에는 “검찰이 대학에도 압수수색을 벌인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고, 소문은 “불법복제 프로그램을 사용한 모대학 교수가 연행 구속됐다”는 식으로 연예인 열애설 마냥 번져나갔습니다.
이 때문에 몇몇 대학에서는 복제 프로그램 지우기가 한창이었고 서울 용산 전자상가 500여 명은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추방대회’를 열고 자체적으로 수거한 2.5톤 트럭 1대 분의 불법복제 디스켓 11만 장과 가정용 게임 프로그램 2만 개(시가 3억 5천만원)를 소각하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도 불법 소프트웨어의 생산 유통을 담당하던 또 다른 축은 컴퓨터 학원이었습니다. 당시 서울지검 김희재 검사는 중앙정보처리학원장을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중앙정보처리학원은 1990년 4월부터 당시까지 자신의 학원 컴퓨터 1,000대를 이용해 한글과컴퓨터에서 개발한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 ‘아래아 한글’을 디스켓에 무단 복제한 뒤 수강생 4,950명에게 팔아 저작권자인 한글과컴퓨터에 1억 7천여만 원의 손해를 입혔습니다.
정말이지 요즘 말로 용자로군요-_- 그럼, 다음에 또 만나요~


어플이 많이 팔린다고 하는데